구일이
사실 애완동물을 안 좋아하는 편이었다가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 되었고
최근까지도 고양이라면 일단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어찌어찌 사연을 거쳐 서울집에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는데 이놈이 또 보고싶고 그렇다.
서울집에 다니러 가서 보니 고양이는 주인이 만져주고 이뻐해서 기분 좋으면
'그르릉그르릉~'하는 소리를 낸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 소리를 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거니와, 주인과의 감정 교류를 보인다 싶으니 이뻐 보인다.
길고양이에서 119에 구조되어 구사일생으로 죽지 않고 주인을 만나게 되었다 해서 가져다준 119대원이 붙여준 이름이
'구일이'인데 사연 때문인지 이름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든다.
구일이는 길고양이 상황에서 구조될 때도 사람을 잘 따랐다며 사람이 키우다 그리 됐나보다고 추측했었다.
고양이는 사료를 부어놓아도 제 먹을 양 만큼만 먹는 습성이라는데,
구일이를 데려와선 주는대로 다 먹는 모습이 길고양이로 살며 굶주림이 컸던 트라우마가 있나보다 여겼다.
어찌됐던 한 식구로 인연이 닿은 녀석인 만큼 잘 살다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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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내가 웃긴다며 보내온 사진.
밤에 책 좀 보다가 자려고 씻고오니 꼭 아내가 하던 걸 흉내내듯 그 자리에 누워있더랜다.
껌딱지 처럼 어지간히도 사람 곁을 따라다닌단다.
문제는 정작 부를 땐 안 온다는 것, 강아지는 자다가도 부르면 쫓아오는데...ㅋ~
아내가 이곳에 다녀가면서 하루 이틀 못보다 다시 만나면 두놈이서 한바탕 난리를 치고서야 진정한단다.
물을 마시며 평소 모드로 돌아가는데 강아지도 그렇고 고양이도 그렇고 성품이 온순해서 싸우는 일은 거의 없단다.
처음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모습.
이땐 이름표도 없었다.
장난을 좋아하고 침대 밑에 들어가길 좋아해서 그걸 나오라고 할 때 쓰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