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취농의 사이

농촌은 가난하다?

아빠의들 2009. 1. 15. 23:04

이제 귀농해서 4년이 지나고 5년차에 접어듭니다.

봄에 직장을 그만두고 마음도 씻을 겸 시골 본가에서 여름을 지냈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농촌은 가난한 줄만 알았습니다.

우연찮게 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보니 '쿵~'하고 머리를 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농촌이 가난한게 아니라,나의고향 동네가 가난한 것이었다~!"

제 고향 동네는 경지정리가 안 되어 있고 높은 산 때문에 일출도 늦어 하우스가 없는 동네입니다.

그러다보니논농사 밭농사에서만 수입이 이루어져 고소득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산이 햇빛을 막을 정도로 논 면적이 엄청 넓은 것도 아니고...

오늘도 저녁을 먹고선 대전의 공판장에 갔다가차를 바꾸어타고 돌아오기 위해 본가 동네엘 들렀습니다.

동네의 그래도 일할만한 젊은 남자(50전후)들은 경로당(마을회관)에 모여 술이 곤드레 합니다.

그중엔 제 동갑친구도 있어 들어왔다가라고 합니다만,

애써 '얼른 가서 쉬는게 내게 도움되는 길'이라며 뿌리치고 왔습니다.

특별히명분 있는자리도 아니고 늘상 있는 일일 뿐입니다.

가끔 발전적인 상의라도 하는 분위기면 오갈 때 통닭이라도 사다주고 싶은 맘인데... ㅠㅠ

동네의 누군가 선도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면

다른 사람들은 '배가 아파서(^^)'라도 따라오기 마련일텐데

환경적으로나 의식구조상으로나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있는 동네의 마을회관은 일년에 문 여는 날이라야 10일 정도일 겁니다.

연말/연초 정도와 몇몇의 마을 행사 때에만 문을 열고 사람이 북적입니다.

사시사철 농사일이 있으니 긴긴 겨울밤이라고 술에 곤드레할 수 없습니다.

본가와 이곳은 동네의 분위기 자체가 다릅니다.

그냥... 푸념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