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세상

떨어지는 언어 감각

아빠의들 2012. 2. 16. 12:06

언젠가 부터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보면

순간순간 내 언어 감각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곤 한다.

아마 오랜 단절의 생활 때문일까?

평소엔 그냥 묵묵히 일하고 평소에 접촉하는 사람들이래야 이 주변의 농민들이고

대화 내용이래야 똑같은 이야기들 뿐인 생활이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간혹은 눈길이 가는 글 읽어보는 생활인데

새로운 용어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짐을 느낄 수 있다.

전직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여서 웬만한 약어에 대해서는 원래 용어에 대해 알고 넘어가는 습관이 있는데

지금은 영어 자체가 많이 흐릿해져서 그것이 쉽지 않다.

스마트폰 시대에 누구나 쓰는 용어이기도 한 'Wi-Fi'도 뒤의 'Fi'는 기억되질 않는다.

 

근래에 까지도 영어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이젠 그나마도 접어버렸다.

매일 작은 시간만 내도 될 터인데 지금의 내겐 그런 것이 사치라 느껴진다면 과민한 자포자기일까?

영어 단어도 잊으면 잊었지 새로 아는 것은 없다고 봐야 하는 게 현재의 내 모습이다.

사실,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이해과목은 수월했지만 암기과목은 참 싫었던지라

새삼 이제와서 그것에 노력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을까도 싶다.

 

대화의 맥을 이어가는 언어구사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며 모든 게 쇠퇴해지는 현상의 하나인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머~ 그렇다고 슬프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조금은 더 버텨주었으면 싶다.

조금씩, 하나씩 포기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일게다.

 

이젠 나이가 들어가는 준비를 해야나보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하는 말이 있는데

이젠 그말을 자꾸 새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