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미소
지난 8월 1~3일간, 딸아이의 여름방학에 맞추어 아내도 휴가를 마련해 이곳에 내려왔었다.
그중 하루 잠시, 여름을 기해 요양원에 모시던 아버지를 뵈러 갔었다.
아내가 "아버님~ 은수 왔어요~"하고, 딸아이가 "할아버지, 저 왔어요~"하며 다가서니
내 아버지께선 희미한 미소로 손녀를 반가워 하셨다...
근래에 뵈던 표정으론 늘 촛점 흐린 시선과 수척하고 메마른 모습 뿐이셨다.
그냥 고개만 얼핏 끄덕이거나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만 벙긋거릴 정도였는데
손녀딸을 보는 순간 그 수척하고 메마른 얼굴에 참으로 오랫만에 웃음을 띄우셨다.
아마도 그게... 내 아버지의 생애에서 마지막 지은 미소일게다.
그로부터 열흘 후, 8월 13일 아침에 아버지께선 긴 삶의 여정을 마치고 하늘로 올라가셨다...
장례식장에서 염을 하기 위해 뵈는 아버지의 표정은 마치 '이제, 나는 간다...'하고 말씀을 하시는 듯 싶었다.
그런 표정을 바라보며 병석에 누워계시는 고생을 끝내셨단 생각에
오히려 슬픔보단 내 마음이 평온하게 안정되었다, 적어도 그 순간엔...
그로부터 며칠을 지나며 점차로 이젠 아버지가 안 계시단 생각이 조금씩 실감나기 시작한다.
아버지께선 꽃을 좋아하셨고 봄이면 환하게 핀 수국을 꺽어 손녀의 손에 쥐어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호들갑스런 표현으로 이뻐할 줄은 몰랐지만,그렇게 당신의 손녀딸을 이뻐해주시던 내 아버지셨다.
아버지... 이젠 편히 쉬시어요...
아버지께서 심으셨던 집안 마당의 채송화, 삼우제를 지내며 집에 머무를 때 아버지 생각에 핸폰으로찍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