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세상

세잎 크로바

아빠의들 2012. 8. 21. 09:36

긴밤을 하얗게 지새는데는 두 잔의 커피면 족했다.

장대비를 퍼붙던 하늘이 잠시 쉬는 여명은 창을 밝게 비추인다.

 

참 오랫만에 허탈한 밤을 샜다.

온갖 상념과 잡념이 어두운 밤을 가득 채웠다.

왜 잠이 오질 않았을까...?

 

지난 주 딸아이가 뜬금 없이 카톡 문자를 보냈었다.

'아빠 나 재수하면 안돼'하고...

몇 마디를 주고 받던 끝에 아이가 그랬다.

엄마아빠처럼 하고 싶은 일 못하며 살게 될까봐 겁난다고...

 

난 아이에게 그랬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라'

그런데 아이의 눈에는 정작 아빠는 그러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나 보다.

그럴지도 모른다.

난 무얼 하며 살고 싶은 걸까?

이젠 무얼하며 살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사실 난 거창하고 원대한 꿈은 없다.

그냥 평범하게 내 가족과 내 주변인들과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며 살다 가면 만족한다.

그 평범 속에도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고 난 그 작은 것도 크게 만족하며 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 너무 버거운 시대이고,

또한 나를 둘러싼 환경 역시 그것을 지탱하는 것조차 힘들게 한다.

문제는 평범을 넘어 비범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의 결과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애초 큰 목표를 향해 뛰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에도 못 미치는 것일까?

 

 

 

 

 

 

내가 귀농을 결정하고 내려오고 나서 아이가 그림 쪽에 뜻을 두게 되면서

아이가 예중을 들어가게 될지 결과를 보고 우리 가족의 생활을 상의하기로 했었다.

예중을 들어가고서는 예고를 가게될지 결과를 보고 다시 상의하기로 했었다.

이젠 대학에 대한 결과를 보고 스스로 생활할 시기가 되어서 상의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각오하지 않았지만 어느덧 8년이란 시간을 떨어져 사는 가족이 되었다.

세상사라는 것이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있는 게 아닌 법이어서,

나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섞여있는 생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