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취농의 사이

유기농과 안전 먹거리

아빠의들 2010. 4. 18. 22:46

일반인들에게 웰빙이나 안전한 먹거리란 이슈는 충분히 관심을 끌만하다.

매스컴에선 잊을만하면 내용을 살짝 바꾼 그 기사를 볼 수 있다.

웰빙이란 말은 마치 유행처럼 떠들썩하다가 이젠 좀 잠잠해지는 느낌이지만

'안전한 먹거리'란 이슈는 유행도 안 타는 듯 하다.

 

안전 먹거리를 주장하는 글은 공통적으로 '유기농'을 이야기하고 있다.

친환경 인증에 대해 정확히 아는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유기농은 친환경 인증의 최고 등급이다.

몇해 전까진'저농약-무농약-전환기 유기농-유기농'의 단계가 있었지만,

현재는 '전환기 유기농'은 없어진 걸로 알고 있고, '저농약'은 없애는 추세이다.

저농약은 실정상 우리나라에만 있는 편법적인 제도란다.

앞으로는 기존의 친환경 제도를 정착 발전 시키려면 '무농약-유기농'의 등급만이 시행되어야는데

현실적으로 보면, 특정의 상황 외엔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참 어려운 농법이다.

물론 그런인증이 별 의미 없을 만큼 친환경 재배가 손쉬운 작물도 있지만 말이다.

 

하여간 현재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기존의 친환경인증 대신 'GAP' 등의 새로운 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GAP 인증의 요지를 보면농약도 사용하되, 안전 기준을 준수하라는 식이다.

친환경인증에 대해 살짝 소개를 했지만, 이글은 인증에 대한 실정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고,

'안전한 먹거리 = 유기농'이란 식의 매스컴 이야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려 한다.

 

자~ 그러면... 안전한 먹거리는 유기농 인증 재배를 한 것만이 해당되는가?

그런 식의 기사를 내려면 유기농이 아닌 경우 안전하지 못한 근거를 객관적으로 제시해야지 않겠는가?

그런 근거를 제시한 기사는 한번도 보지 못했고, 마치 일반 농산물은 농약 범벅이라고 전제한 듯했다.

내 경우 친환경 인증을 받지 아니한 관행 농법으로 농사를 짓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화가 난다.

유기농 재배 작물은 국내 생산량의 몇 %가 안될텐데 나머지 농산물은 안전하지 않은가?

 

한마디로 내 생각을 말하자면, 관심 받을 만한 기사 거리를 찾는 매스컴의 속성과

유기농 농법을 주창하는 이들의 이해 관계에 의한 언론 플레이라고 본다.

내 경우 아무런 친환경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저농약 인증 방식보다도 농약을 덜 한다.

비용은 오히려 별 게 아니고, 농약을 치려면 힘들어서라도 최대한 안하고 만다.

농약을 하고 안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허용된 시기에 적정량을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사항이라 본다.

농약은 시기가 되면 자연분해되기 때문이다.

계속 잔류된다면 한번만 하면 되지 계속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이미 국가 시스템에 의해 공판장에 반입되는 농산물에 대해 샘플링되어 잔류농약 검사가 상시 시행되고,

농약이라는 것도 적정한 기준에 의거해 제조가 허가된다.

물론 가끔 뉴스에도 나오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유통되어선 안될 물건을 출하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이지 재배 방식상 유기농이 아니면 안전한 먹거리가 아니란 말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하여간... 안전한 먹거리란 이슈는 소비자 입장에서 민감할 수 밖에 없겠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의 시각으로 보건데, 유기농이 아니라도 믿고 먹으란 말을 하고 싶다.

100% 기준에 맞는 무농약/유기농 재배를 하려면 일단 생산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가정해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전 농촌이 유기농 재배를 한다면

물량 감소로 인해 가격은 엄청 비싸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2차대전을 거쳐 극도의 산업 발전을 이룩하는데는 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는데,

그 역시 60~70년대의 '녹색혁명'으로 식량 보급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인구 증가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녹색혁명은 농약과 화학비료의 보급으로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걸 두고 말하는데

과연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금하는 유기농 재배와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까?

물론 유기농 방식이 나쁘거나 의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마치 유기농 만이 안전한 먹거리라는 식의 매스컴 보도에 대해

속 내용을 좀 알았으면 하는 마음을 이야기한 것이다.

 

* 친환경 재배 자체에 대해 논하자면 너무 방대한 주제이므로 그에 대한 언급은 생략한다.

사실 난 일개 농부이지 농법을 논하는 농학자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