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들 2009. 8. 5. 09:27

아내의 생일을 기해 서울집엘 다녀왔다.

지난 주, 중3 입시생 딸아이의 1주일 방학에 맞추어 휴가를 잡고선 이곳에 왔을 때

미리이긴 하지만 챙겨주지 못한 게 맘에 걸렸던 터라

내 몸에게 잠을 좀 덜 재웠다.

 

낮에 인터넷으로 선물을 골라 배송시키긴 했지만

굳이 선물이 필요해서가 아니란 걸 알기에

그냥 깜짝 이벤트로 '짠~' 나타나려했다.

딸아이와 통화해선 엄마 모르게 케익이랑 꽃 사다 집 앞 수퍼에 맡겨놓으라 해서는

그걸 들고 초인종을 누르니 피곤한 얼굴에 설핏 웃음기가 비친다.

 

이른 저녁을 먹고 출발하며 시간 계산을 하니

아내가 일을 마칠 무렵 도착하기에 빠듯할 듯 싶었다.

일을 마치면 피곤해서는 정리하고 잠들기 바쁜 걸 잘 알기에 맘은 바쁘고

그저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기만 바랄 뿐...

'제발 고속도로가 막히지 말아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제발?'

'제발...???'

내심 스스로에 대해 놀랬다.

사실 낙천적인 면이 강한 성격이어선지

혼잣말일지라도 '제발'이란 말을 거의 하질 않는 편인데,

늘 미안하고 고마운 아내에게 절박함이 작용했을까...?

 

밥 한술 떠먹여 보내려 겸사겸사 아내는 그 밤에 미역국을 끓이더니

새벽에 나 보내려 일어났다가

딸아이 등교시키려 일어났다가...

결국은 나보다 더 피곤한 아침을 맞았을게다.

 

-----------------------------------------------------------------------

 

마당 한구석에 뭔가를 심곤하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은해 바라기는 이상하게도 키가 크다.

그 키가 두드러져 보이진 않지만 어쨋거나 인증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