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세상

존재를 이어주는 끈

아빠의들 2010. 4. 29. 21:44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딱히 쓸만한 꺼리가 없음에도

요며칠 뭔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얄 것 같은 생각에 쫓겼다.

그러다 '왜 그래야 할까?'를 자문해 보았다.

 

어차피 주목을 받을 만한 내용으로 채워지는 곳도 아니니 열렬한 독자가 있을 것도 아닐테고...

그동안은 그냥 자기만족을 위해, 혹은 훗날 되돌아 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랬던 동기였던 터라 오히려 아는 사람에겐 블로그를 전혀 알리지 않았었다.

 

이번 참에, 가만히 자신을 돌아보니 단지 자기만족만은 아니었던 듯 싶다.

어떤 글을 올리고 그것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인식되고 있다는 존재감의 끈을 한 올 더 엮어주는 것이었다.

고개를 들면 은하수가 보이는, 도시의 불빛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지내면서도

블로그는 내가 씩씩하게 지낼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아무리 가장(家長)으로 해야할 일로써 직업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지만

어려서 이후 서울이란 도시에서 살아왔던 도시적 정서를 가진 사람이

그렇게 존재를 이어주는 끈이 나를 잡아주지 않았다면

이미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ㅎ~ 블로그에 그렇게 또하나의 의미를 부여했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 게다.

여태 그래왔듯 일상의 한 부분이 담기게 될 터이고,

흔적 없는 방문자는 여전히 숫자로만 남을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