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에피소드
지난 토요일, 화이트데이 날에 청주로 문병을 갈 일이 있었다.
대전에서의 동창 모임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바로 출발하여 청주로 가니 생각보다 가까운 곳이다.
대전 모임에서 뿌리려고 한줌 사간 막대사탕(츄파춥스-이건 먹을만해서 그런 날 주로 애용한다... ^^;;)에서
남긴 2개 중에 1개는 가던 중 빨아먹으며...
문득 톨게이트로 접어들며1개는 수납원을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운전자가 건네는 사탕이나 귤 같은 가벼운 간식거리가 제일 반갑고 고맙단 내용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서...
막상 톨게이트로 접근하면서 보니 근무 교대중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스 안에 2명이 있다.
입에 물었던 막대 사탕은 한 손에 들고, 통행권과 함께 막대사탕을 건네며
나: "어~ 사탕은 하나 남았는데 두분이 계시네요~"
A : "사탕주시는 거예요? 고맙습니다~"
B : "전 안 주세요? 삐짐이야~"
나: "이런~ 미안해요~"
B : "전 먹던 것도 먹을 수 있어욧~"
나: "ㅎㅎㅎ"
A : "호호~ 우리 직원이 좀 짖궂어요~"
나: "ㅎㅎ~ 수고하세요~"
A : "안녕히 가세요~"
통행권을 건네고 요금이 표시되는 걸 보고 돈을 주고 받는 짧은 시간 동안
몇마디 건넨 내용이다.
'먹던 것도 자기는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순간 너무 유쾌한 느낌을 받았다.
불과 100~200원 짜리 사탕 하나로 그러한 기분을 느낄 수있으니
적은 비용 치곤 아주 큰 만족감을 얻은 셈이다.
또한 문병하는 자리에서도 내가 사간 사탕으로
10명의 어른과 1명의 아이, 옆 침대 환자분까지 근 15명이 잠시 즐거울 수 있었다.
3000~4000원 선의 소포장 4개, 막대 사탕 한 주먹...
17,000원의 비용으로 그만한 소득이면 참 훌륭한 지출이 아니겠는가?
상업적인 의도로 만들어진 발렌타인/화이트데이지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명분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일상에서 부대끼는 모든 일 중에 상업성이 없는 것들이 얼마나 될까?
서비스라는 것도 결국엔 상업적 계산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니 말이다.
결국 자신의 기준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문제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