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세상

화이트데이 에피소드

아빠의들 2009. 3. 16. 22:02

지난 토요일, 화이트데이 날에 청주로 문병을 갈 일이 있었다.

대전에서의 동창 모임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바로 출발하여 청주로 가니 생각보다 가까운 곳이다.

 

대전 모임에서 뿌리려고 한줌 사간 막대사탕(츄파춥스-이건 먹을만해서 그런 날 주로 애용한다... ^^;;)에서

남긴 2개 중에 1개는 가던 중 빨아먹으며...

문득 톨게이트로 접어들며1개는 수납원을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운전자가 건네는 사탕이나 귤 같은 가벼운 간식거리가 제일 반갑고 고맙단 내용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서...

 

막상 톨게이트로 접근하면서 보니 근무 교대중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스 안에 2명이 있다.

입에 물었던 막대 사탕은 한 손에 들고, 통행권과 함께 막대사탕을 건네며

 

나: "어~ 사탕은 하나 남았는데 두분이 계시네요~"

A : "사탕주시는 거예요? 고맙습니다~"

B : "전 안 주세요? 삐짐이야~"

나: "이런~ 미안해요~"

B : "전 먹던 것도 먹을 수 있어욧~"

나: "ㅎㅎㅎ"

A : "호호~ 우리 직원이 좀 짖궂어요~"

나: "ㅎㅎ~ 수고하세요~"

A : "안녕히 가세요~"

 

통행권을 건네고 요금이 표시되는 걸 보고 돈을 주고 받는 짧은 시간 동안

몇마디 건넨 내용이다.

'먹던 것도 자기는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순간 너무 유쾌한 느낌을 받았다.

불과 100~200원 짜리 사탕 하나로 그러한 기분을 느낄 수있으니

적은 비용 치곤 아주 큰 만족감을 얻은 셈이다.

 

또한 문병하는 자리에서도 내가 사간 사탕으로

10명의 어른과 1명의 아이, 옆 침대 환자분까지 근 15명이 잠시 즐거울 수 있었다.

3000~4000원 선의 소포장 4개, 막대 사탕 한 주먹...

17,000원의 비용으로 그만한 소득이면 참 훌륭한 지출이 아니겠는가?

 

상업적인 의도로 만들어진 발렌타인/화이트데이지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명분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일상에서 부대끼는 모든 일 중에 상업성이 없는 것들이 얼마나 될까?

서비스라는 것도 결국엔 상업적 계산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니 말이다.

결국 자신의 기준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문제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