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제주 여행
참 오랫만이다.
이곳에 내려온 이후에 몇박의 가족여행은 처음인 듯 싶다.
고3으로 올라가는 아이를 격려하는 의미로 시간을 냈다.
부모는 자신의 삶을 통해 얻은 경험을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어하지만
듣는 아이에겐 와닿지 않는 얘기일게다.
아이가 잘 헤쳐가길 바랄 뿐이다.
여행을 다녀보면 늘 느끼는 점이다.
제주라는 곳은살짝 이국적 풍광을 갖고있어 좋았지만
내겐 '어디'라는 것보단 '누구와'가 더 중요하다.
결국 여행이던 다른 무엇이던 감성의 교감을
얼마나 오롯히 나눌 수 있느냐의 관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난 사실 50줄 들어서야 제주도가 처음이다.
살아오며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볼 기회야 만들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럴 맘이 들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관광상품으로써 인위적으로 가꾼 곳은 별로 감흥이 오르지 않는다.
그냥 근교에 가볍게 놀러온 정도의 기분이랄까?
살아오며 여행 중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나홀로 여행' 중 이름 없는 지방도 드라이브 중에 보았던 미류나무(포플러)의 모습이다.
군시절 생존에 대해 배우길 미류나무는 외래종으로 오로지 사람이 심은 것만 있기 때문에
미류나무가 있는 곳은 마을이 있는 지역이란 내용도 기억이 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미류나무 자체를 보기가 힘들다.
"미류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하는 동요도 있는데...
여름날의 따가운 햇살 아래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지나갈 때,
미류나무 잎사귀가 뒤집혀 흔들리며 회녹색 잎사귀에 햇살이 반사되는 장면...!
물에선 물결에 반사되는 햇살의 모습을 '윤슬'이라 한다는데,
그런 장면을 뭐라하는지 모르겠다.
그 풍광을 보는 순간 차를 멈추고 한참을 서서 멍하니 바라보았던 적이 있었다.
사람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 보이는 것, 받아들여지는 것이 다르기 마련인지라
똑같은 곳을 가더라도 사람에 따라 각자 남는 느낌은 다를 것이다.
아내도 젊었을 때 와보았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많이 보인다며
아이에게도 그 얘기를 해주었다.
아이는 이미 학교에서 제주도를 가보았고 그 기억과 공통점을 찾기도 했지만,
훗날 다시 제주를 찾았을 때 엄마와 아빠랑 함께 했던 기억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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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는 지하철역의 스크린 도어.
TV로만 보다 실제론 처음 본것이라 폰카로 찍었는데
찍고보니 아내와 아이가 비추인 사진이라 여기 올리는 것에 당첨~
한림공원이었나 하는 그곳의 수선화.
제법 넓고 꼼꼼히 잘 가꾼 곳이지만 정작 만족스러운 곳은 이곳 하나.
이쁜 쪽빛 바다.
여기부턴 송악산 사진 몇 장...
정상엔 분화구가 있는 그곳은 제주 여행자에게 추천 1순위로 꼽겠다.
내삶의 의미들...
사진은 어둡지만 그래도 이런 사진도 한장...
강아지만 보면 좋아서 입이 함지박만해 지는 마놀님~
펜션에서 기르는 어미개가 사람을 가리지 않아서 강아지 세마리 몽땅 끌어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