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5] 계룡산 병사골
농부이지만 농한기엔 한량이나 다름 없다.
작년에는 총 5번 계룡산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벌써 2번을 갔다왔다.
연말연시를 맞아 서울집에 며칠 다녀와서는 새해맞이로 한번 갔었고,
그때 좀 아쉬움이 남아 일주일 쯤 후에 다시 한 번 갔었다.
이로써 계룡산 탐방로 중에 가보고 싶은 코스를 다 돌았다.
집에서 가기엔 갑사로 가는 것이 거리도 가깝고 계룡산의 백미랄 수 있는 '자연성릉' 코스를 돌기 좋다.
다만 구경하지도 않는 갑사 때문에 입장료(관람료) 3000원을 내는 것이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든다.
이건 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로 산적에게 통행료 뺏기는 것도 아니고...
매표소에서 물어보니 입장료 받는 것은 공주시나 갑사는 무관하고 총단(?)에서 하는 거란다.
반대쪽 동학사를 거치는 탐방로도 그런 입장료를 받는 것으로 안다.
올해 들어 갔었던 병사골이나 지석골은 그런 입장료가 없어 그 스트레스 받지 않아 좋다.
다만 이 두 곳은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주차는 인근에 알아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5일 병사골에 가려 준비할 때 마실꾼이 와서 출발이 지체되었다.
시간 상 가보려던 코스의 딱 중간에서 돌아왔는데 나중에 보니 등산로가 험해서 현명한 결정이었다.
병사골 입구에서 진한 보라색으로 표시된 부분, '장군봉'을 거쳐 '갓바위 3거리' 지점까지 왕복을 했다.
장군봉에서의 간식으로 잼바른 식빵 4쪽과 감 1개, 그리고 늘 준비하는 믹스 커피 한잔~
산에서 이렇게 마시는 따듯한 믹스 커피 한잔은 아주 근사한 호사이다.
내 쓰레기는 반드시 수거한다. 그래봐야 믹스 커피 봉지, 종이컵 각 1~2개가 대부분이다.
갓바위 3거리의 길 안내 표지목과 그 앞에 서 있는 안내판.
계룡산을 다니던 중에 이렇게 험하다는 안내판은 여기서만 본 듯하다.
올라갈 땐 험한 등산로와 시간적 압박에 사진도 안 찍다가 하산 때 한 장.
능선을 잇는 코스에는 크고 작은 바위 봉우리가 이어지는데 이걸 우회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부분은 봉우리의 정상을 타고 넘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험할 수 밖에 없다.
하산길 동학사 입구인 '박정자 삼거리'를 내려다보는 야경이 멋져서 한 컷 찍었다.
반환점에서 시간 계산을 하니 약간 어두어져 하산 완료될 것으로 계획하고는
아예 커피도 한잔 더 하며 여유를 부리고 조급하지 않게 하산했다.
물론 험한 능선 코스는 환할 때 통과하도록 시간 계산을 하고 쉴 땐 쉬어가며 움직였다.
빠듯하게 코스를 돌기보다는 쉬어가며 놀아가며 다니는 산행이 목적이기도 하다.
해짧은 겨울이 되어 한가해지며 산행을 나가는 것이라
모자 챙에 끼워 사용하는 '캡 라이트'와 작은 후레쉬는 상비품으로 갖추고 다닌다.
이날은 한 20~30분 정도 캡 라이트 불빛에 의존해 하산한 듯 하다.
발 아래만 확인하며 가도 되는 상황이면 캡 라이트만으로도 해결된다.
이 글을 작성하며 한 컷 찍었다.
후레시를 배낭의 연결고리에 끼워놓은 채 그걸 표현하려 배치하고 찍으니 좀 산만하고
상대적으로 모자는 작아 보인다.
사실 저 캡 라이트는 나의 일상 휴대품이다.
밤낚시하며 붕어를 낚았을 때도 사용하지만 가로등이 없는 농촌에서 수시로 유용하다.
캡 라이트는 낚시 용품으로 많은 제품이 판매되는데 대부분은 모자챙의 윗부분에 라이트 부분이 장착된다.
나도 맨 처음 밤낚시를 하며 그런 제품을 사용하다가
가을밤 이슬이 내릴 땐 방수에 신경쓰여 이렇게 챙 아랫부분에 위치하는 것을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저 제품을 사용하면서 부착했을 때 별로 거추장스럽거나 거슬리지 않아서
모자에 늘 부착해놓고 수시로 유용하게 사용한다.
이번 글은 계룡산 산행이 주제이지만 이 캡 라이트가 숨은 포인트라는 생각이 든다.^^
--- 추가 ---
특정 상품을 언급하고 싶진 않지만 내가 협찬을 받는 것도 아니고,
혹시나 이글을 보고 본인에게도 유용하겠다 생각되는 분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밝힌다.
캡 라이트는 여분으로 사놓은 것이 있어 확인해보니 엔릿츠(N-rit)라는 제조사의 G5모델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 1만원 정도에 구입했던 기억이다.
여기 사용되는, 흔히 버튼 전지라고 하는 납작한 모양의 건전지는 CR2032 규격으로 파나소닉 제품을 쓴다.
일반 건전지도 그렇지만 제품마다 용량이 다른데,
적어가며 비교해본 적이 있는데 파나소닉과 다른 메이커 하나가 그중 용량이 제일 컸다.
역시 인터넷 쇼핑몰에서 개당 200원 정도로 구입했던 기억이다.
스마트폰 광고를 할 때 배터리 용량과 함께 사용시간을 알리듯이,
라이트를 구매하면 덤으로 주기도 하는 값 싼 전지를 사용해 보면 용량의 차이를 금방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