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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땅/농부의땅 2012

국립공주병원, 그곳의 테니스장

저녁 시간이면 들 건너 반대편 산자락 어둠 속에 국립공주병원 건물의 불빛이 보인다.

그 위쪽 외곽엔 척 보면 알 수 있는 테니스 코트의 라이트도 보이는데,

오늘 저녁엔 혹시나 같이 운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그곳엘 가보았다.

 

역시나 전체적으론 좀 썰렁한 분위기에서 한 사람 가벼운 레슨을 하고 있었고

코치를 하고 있던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 동네가 고향이고 귀농해서 내려왔는데 같이 운동할 수 있겠냐?'는 취지의 얘기를 건넸고,

국립병원의 부속시설로 직원을 위한 시설이다보니

본인이 그 자리에서 가부를 답할 순 없다며 모임에 얘기는 해보겠단다.

사실 98% 이상 예상했던 결과이다.

뭐~ 병원이란 곳의 속성과 테니스란 종목의 속성이 보수적인 면을 갖고 있는데다

그런 곳의 분위기상 굳이 외부인을 받아들여 불필요한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을게다.

그래도 시대적으로 워낙 테니스가 침체되어 있기 때문에

멤버 한 사람이라도 들어온다면 환영할만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갔었는데

역시나 느낌상 부정의 답을 듣고 돌아왔다.

 

오히려 정문을 나오며 경비실 근무자분이 얘기를 건네길래 들어보니

시내권 나가면서 있는 공주교대의 테니스 코트에서 아침에 운동하는데

아침에 나갈 수 있다면 주선해 주겠단다.

농부에게 아침 시간은 일을 하기 위한 황금시간대란 설명을 곁들여

완곡히 사양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나왔다.

 

그사람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병원 근무자의 권위의식이 작용하는 듯 싶어 조금은 서운한 감이 남는다.

차라리 사설병원이라면 두말 없이 수긍하겠지만 국립병원이란 점이 미련을 남긴달까?

국립병원이면 결국 우리의 세금 어쩌구 저쩌구 운운해서라도 비집고 들어갈 수야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 들어간다한들 어색한 분위기에서 왕따될 필요는 없고...

머 치사하게(?) 연고를 찾아 위에서부터 거꾸로 낙하산 탄다는 것도 우습고...

확인은 안 해봤지만 서울이었다면 극성 민원인들에 의해 어느 정도는 개방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여간, 여건에 맞게 무슨 운동을 할지 조금 더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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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산에 보이는 그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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