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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땅/농부의땅 2008

적막

해가 지면 이곳은 적막이 차지해 버린다.

겨울철의 밤이면 이웃 딸기 하우스에서 '수막' 소리가 들리고

여름엔 밤새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왠지 적막함에 젖어버린다.

방에 있을 땐 특별히 보지 않아도 그냥 틀어놓는 TV에서

아까 '로빈 꼬시기'인지 뭔지 하는 영화를 했는데

잠시 예전 기억이 떠오른 장면이 있었다.

빈 사무실에 홀로 남은 장면...

월급쟁이 시절, 전산 업무를 하다보면

사람들이 컴퓨터를 쓰지 않는 시간대에 작업해야할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다들 퇴근하고난 밤시간이면 도시의 소음이 공간을 채워도

눈에는 적막함 만이 보였다.

아마...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없어서 그렇게 느꼈을 듯 싶다.

추억이란 게 무얼까?

무수한 기억들 중의 한 조각일텐데...

어떤 느낌으로 남아있는 순간이 추억이란 걸까?

이젠 빈 사무실의 적막함 마저도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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