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땅/농부의땅 2011

주문이 밀린다.

아빠의들 2011. 4. 15. 22:32

주문이 밀린다.

주문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토마토가 익는 속도가 더딘 탓이다.

현재 밀린 수량은 대략 70여 박스.

수확이 본궤도에 오르면 하루에도 그 이상 출하가 가능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상황 설명하며 당분간은 발송이 늦어진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

 

올해도 선물 받아 처음 드셔본 분이 박스를 보고 전화를 해서는

'토마토가 제일 싫어하는 과일이었는데, 맛있어서 다시 주문한다'며 본인 것 외에도 몇 분 선물 분량까지 주문을 했다.

이미 '토마토가 이렇게 맛있는 건 줄 몰랐다'는 얘기도 왕왕 들어보았고, 나 자신부터도 그런 시각이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택배 판매망을 구축해볼까하는 구상을 했었다.

몇해 택배를 해보니 내가 조금만 신경쓰면 제법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듯 싶은데

작년까진 전체 면적을 심고 작업량에 치여 그럴 생각을 자제했었다.

올해는 절반의 면적을 심으며 최대한 택배로 소화해보자 생각했지만

그게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가장 큰 근거는 바로 '맛'이다.

 

신선하고 맛있는 토마토를 일반 시중에서 접하기 힘들수 밖에 없는 구조를 이해 시키기만 해도

고객을 확충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소비자는 본연의 맛있는 과일을 접하기 힘들다는 것이 현 유통구조의 현실이다.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유통업자 입장에선 결국 장사하기 유리한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이란 건 재고가 남으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보관성이 좋으면 맛이 없고, 맛이 좋으면 보관성이 떨어지는 게 실정이다.

 

여러 해 전 '총각네'라는 브랜드로 좋은 농수산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던 유통업체가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당시엔 제법 선풍적인 주목을 끌었던 걸로 알고있다.

그곳에서 토마토를 사다먹고 박스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소비자가 있어서

그곳에서도 우리(당시엔 2집이 공동작업했다)토마토의 시장 출하분을 판매했던 걸로 알고 있다.

뭐~ 그에서도 우리 토마토를 취급했단 걸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가격대비 품질 우수 농산물만 엄선하여 판매하는 곳이라해도

결국 유통업자는 유통업자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이 얘기를 꺼내려면 현재의 '총각네'는 어떻게 변해있나 검색이라도 해보면 좀더 확실한 얘길할 수 있겠는데...

 

유통업자의 한계라는 내용이 무엇이고, 농가는 그 한계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구조와

반면 농가도 한계는 있다는 것인데 언제 기회가 되면 그런 얘기도 다뤄볼까 싶다.

소비자, 유통업자, 농가라는 삼자 간의 거래 형태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기존의 유통구조가 소비자의 needs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점을 직거래라면 해결할 수 있다.

언젠간 그런 구상들이 실현될 날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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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토마토 모습.

키도 훌쩍 커버렸고, 그만큼 매달린 토마토도 많아서 전체 세력이 딸리는 것이 보인다.

이제 그만 본순을 자를지 좀 더 기를지 결정을 해야한다.

그에 따라 작업 내용과 작업량도 달라지고...

 






 

아래 부분의 잎사귀들을 따내고, 불필요한 토마토도 솎아주고...
저렇게 따낸 잎이며 톰토들을 싹 들어내야는데... -.-;;

 

이쪽 하우스에서 건너다 보이는 옆동의 모습.

 

식물은 뿌리가 잘 발달해야 만사형통이다.
뿌리 발근제라고 나온 영양제(결국 비료의 한 형태이다)도 있긴 하지만, 난 지속적으로 미생물을 쓴다.

저 미생물제엔 뿌리 주변에 서식하며 뿌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놈도 포함되어 있단다.

(ㅋ~ 이런 사진 찍을 땐 꼭 삐딱하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