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들 2012. 5. 31. 15:11

난 군 제대 후 지금까지도 1년에 한두번쯤은 군대 꿈을 꾸곤 한다.

뭐가 잘못 돼서 다시 군대생활을 해야 한다는 식의 꿈이 대부분인데

어쩜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고 싶은 무의식의 작용인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군대란 '남자에게 있어 삶의 현장에 발을 내딛기 전 마지막 휴가' 같은 의미이다.

 

외가집엔 위로는 다 돌아가시고 외사촌만이 남아있는데

그중 제일 큰형이 돌아가셔셔 어제 현충원에 모셨다.

위암말기 진단을 받았어도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했었는데

불과 며칠새 갑작스레 악화돼 돌아가셨단다.

암이라셔서 토마토 수확 땐 나름 챙겨드리곤 했었는데...

 

돌아가시기 한 10일 전 쯤 그쪽 가까운 곳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잠시 통화만 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 형이 ROTC 장교로 임관해 정년을 하신지라

언제고 한번쯤은 한가한 시간을 만들어 형의 군대 얘기를 해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결국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돼버렸다.

아마도 그 형의 얘기를 통해서 좀 더 생생하게 군대 분위기를 추억하며

삶의 무게를 잠시 놓고 싶었던 것일게다...

 

이젠 고인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