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에 토마토를 심었으니 한 달이 되어간다.
계획으로는 토마토에 집게를 집어 세우는 일을 내일 오전까지 마치고 사진 좀 찍으렸는데
저녁을 앞둔 마지막 일과에 차질이 생겨 그 시간에 잠시 카메라를 들이댔다.
카메라를 오랫동안 방치해서 렌즈에 먼지가 낀 탓인지 찍고보니 사진이 전체적으로 뿌옇다. -.-
한 달 동안 날씨는 극과 극으로 변화가 있었고,
토마토도 참 버티기 힘들었을텐데 용케 잘 버티고 잘 커주었다.
지난 주만 해도 늦더위에 허덕였는데 어제 밤엔 8도 까지 떨어졌고
지금 이시간에도 바깥 온도는 11도, 하우스 안에는 18도이다.
추석이 지나고 1주일 동안 곁순을 따주고, 집게를 집어 세워주기 위한 일련의 작업 중이다.
내일이면 일단 그 작업은 일단락 되겠지만 토마토를 기르는 과정에서 가장 힘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아래에서 자라는 곁순을 따기 위해선 며칠 동안 내내 쪼그리고 앉아 작업을 하기 때문에 무릎이 아프다.
또 집게를 집어주기 위해 허리를 숙인 채 작업을 하자면 허리도 아프고...
큰 힘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일하는 자세에서 몸에 무리가 온다.
실제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쬐금 과장하면 끙끙거리며 이를 악물고 해야할 만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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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각도에 따라, 줌 정도에 따라 많이 달라 보인다.
먼저 곁순을 따내고 난 다음, 집게를 집어 세우기 위해선 일정 간격으로 심어진 포기에 따라 유인줄의 간격을 맞춰준다.
유인줄의 적당한 높이에 먼저 집게를 물려 준다.
이렇게 토마토를 세워주고 이 자세대로 커올라간다.
집게를 이 파란 통에 가득 담으면 1번 왕복, 즉 2줄의 두덕에 집게를 물려 놓을 수 있다.
한 포기의 토마토를 세우려면 먼저 유인줄에 집게를 물려놓고, 다시 토마토를 집어 주며 2번의 집게질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2개 동 3,000여 포기를 세우면서 6,000번 넘게 집게질을 했다.
손아구에 살짝 피로감을 느끼며 아내가 도와주던 일이 생각났다.
집게질 도와주고 가서는 손에 알이 배서 연필을 못잡았다던 얘기가, 여자에겐 그럴만하겠단 생각이... -.-''
작업장에서 하우스 안을 보는 모습
하우스 안에서 입구 쪽을 바라다 보는 모습
묘목이 불안정해서 첫 화방을 걸르고 2화방부터 꽃이 피면서 결실이 그만큼 늦어졌는데
그래도 어느덧 이만큼 토마토 알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화방에서꽃은 이렇게 순차적으로 피어나고 토마토도 차례대로 커나간다.
역시나 찬조 출연에 '커피'와 그녀의 딸 '초코'
커피는 카메라만 대면 슬금슬금 피하고, 초코는 마냥 이뻐해달라 대들어서 사진 찍기가 힘들다. ㅠㅠ
커피의 털 색깔은 정말 믹스를 탄 커피와 똑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