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에서 끝을 향해 바라보면 하얀 점으로 보이는 출구,
그 출구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지나오던 걸음이 이제 끝나는 것 같다.
아직 손에 쥐지 못했기 때문에 끝이라고 외칠 수는 없지만
이제 내일 아침에 법무사 사무실에 가서 일처리를 하면 내가 할 일은 다 하게 된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10여년이 훌쩍 지나고, 작년 아버지께서도 돌아가시고
올봄부터 차남인 내가 나서서야 상속을 마무리 하게 됐다.
3가지 유형의 상속 형태가 복합적으로 포함되고, 도장만 13개를 받았다.
그중 1개의 도장 때문에 할아버지 돌아가신 이후 처리를 못해온 것인데,
협의과정에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입맛을 잃고 몸관리도 안되고...
올봄 이후의 시간은 마치 희망 고문이라도 당하는 듯 하던 시간이었다.
원래 목표는 봄에 정리를 하고 여름이면 다시 하우스를 짓고 농사를 재개하려했건만
뜻하지 않게 시간을 잡아먹고 말았다.
기존의 귀농 정착지를 정리하고 본가로 들어온 이후의 시간,
약 7개월의 시간이었지만 수험생 아이를 둔 가장 입장에선 너무도 힘든 시간이었다.
그 상황에서 아내가 모든 걸 감당하느라 너무나 큰 고생을 했건만 잘 견뎌주었다.
너무 고마운 마눌, 이제 마눌 고생을 그만 시켰으면 좋겠다...
살아오면서 두통약이라곤 모르고 살았는데, 이 기간 중엔 차에 두통약까지 비치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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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요즘 한 2~3일 새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 본다.
집 앞에 창고로 쓰는 오래된 황토집 앞의 감나무.
가을 날씨 답게 아침이면 안개가 짙다.
낮이면 쨍한 햇빛, 커피를 부르니 달려온다. 초코는 이미 발 아래서 재롱 중이고..
공주의 강남과 강북을 잇는 금강다리 중 하나에 석양이 걸렸길래 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