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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땅/농부의땅 2016

월척, 그리고 4짜 붕어

이번 가을에도 낚시를 나갔다.

재작년엔가 친구와 같이 가서 재미를 보았던 금강 지류의 그곳으로 갔다.

당시 같이 갔던 친구는 무릎이 불편해서 동행하지 않고 혼자서 7~8번 쯤 다녀왔다.

친구와 갈 땐 밤낚시로 동틀녁까지 하다 들어왔는데

혼자서는 밤을 새기가 버거워 해지고 저녁 먹고 나가서 12시 전후에 철수했다.

친구와 갔을 때를 봐서는 깊은 밤중에야 붕어가 반응이 왔었는데

이 가을엔 초저녁에도 재미를 봤다.

 

불현듯 나섰던 첫날엔 40, 30짜리 두 마리를 낚았다.

해질녁에 그쪽을 지나가다 낚시하는 사람이 있길래 내려가서 얘기를 좀 나눠보고는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낚시가방을 챙겨나갔다.

한 분은 나보다 10살이 많았고, 다른 분은 나보다 1살 적었는데 재밌게 얘기를 나눈게 작용을 했다.

오랫만에 물가에 앉았던 덕인지 처음부터 집중을 유지하며 3번의 챔질에서 2번을 걸어서 최고 기록을냈다.

예전엔 최고 기록이 36센치이었는데 40센치로 새로 썼다.

 

 

 

첫 챔질에서 낚아올렸던 40짜리.

워낙 힘이 좋으니 바로 끌려나오질 않고 옆으로 째며 살짝 풀을 감았었다.

챔질 순간의 무게감부터 묵직해서 꼭 끌어내고 싶은 마음에 무리하게 댕기지 않고

한손으론 낚시대를 잡은 채 다른 한 손으로 뜰채를 조립하려니 한손으론 안 되어서

풀었다 댕겼다를 반복하다 다행히 건져올릴 수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수면을 차는 소리를 내지 않아서 옆자리의 조사는 눈치를 못채고

끌어내고서 내가 한 수 했다고 알려줘서야 구경을 왔다.

이 가을 들어 첫 출조여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나왔던지라 구경왔던 사람에게 주었다.

크기 확인하고 가져가기 전에 기념사진을 남겼다.

며칠간 낚시 중인데 재미못보고 있었다 했는데 4짜를 주니

그 보답으로 간식거리에 컵라면까지 끓여 주길래 그걸 먹고선 예정보다 두어시간 더 머무르게 되었다.. 

 

두번째 잡았던 딱 30짜리.

이 녀석은 바늘털이하며 퍼드득 거리는 소리에 옆자리 사람이 뜰채를 가져와서 건져주었다.

어차피 40짜리도 준 참이라 이 녀석도 가져가라고 주었다.

 

이날의 경험으로 일단 뜰채까지 펴서 준비해 놓는 계기가 됐다.

예전엔 뜰채를 한번도 써보지 않고 낚시를 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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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사진을 보여주며 아내에게 자랑했더니

다음부터는 잡은 거 남 주지 말고 매운탕 해먹게 잡아서 모아놓으란다.

아래 사진은 그 후로 잡은 32, 다시 40짜리, 그리고 38짜리이다

 

 

 

 

그외 22, 24짜리 더 잡긴 했지만 월척 미만은 사진도 남기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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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낚시줄은 모노 2호 줄에 8호 바늘을 쓴다.

수초나 수몰나무 같은 장애물에 걸려서 강제로 끌어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이 정도로도 우리나라 민물낚시 대상어는 어떤 것이던 다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예전에 50짜리 잉어도 끌어내 들어올렸고,

70이상 되었으리라 추측하는 잉어도 물가로 끌어냈다가 들어올릴 때 7호 바늘이 부러져 놓친 경험이 있다.

1미터 급 이상의 잉어라면 채비가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늘 이 채비이다.

 

예전에 36짜리기록을 세울 때, 다른 찌의 입질을 주시하느라 다른 낚시대를 못 봤었는데

입질이 멈추어 시선을 돌려보니 찌를 10센치쯤 올린 채 멈춰 서있어서 급히 챔질을 해서 잡은 적이 있었다.

어쩜 조금만 더 늦게 보았으면 그 36짜리는 못 잡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낚시대를 일명 쌍포라고 하는 스타일로 2대만 편다.

더 많은 낚시대를 펴보니 살펴보는 것도 피곤하고,

입질 반응을 주시하느라 다른 것을 못 보는 상황도 겪어보니

그냥 맘 편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쌍포 낚시를 하고 대신 포인트와 집어에 신경을 쓰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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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은 이것으로 끝일지 이번 추위가 지나서 더 나가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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