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시간에 나는 충북 제천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있었다.
처남댁의 친정엄마, 즉 안사돈 어르신의 갑작스런 부고 소식을 전해듣고
아내는 서울에서, 나는 이곳에서 각기 출발하여 그곳에서 보았다.
매섭게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며 노인분들이 봄철에 흔하게 겪는 상황이었단다.
사실...
내가 토마토를 수확할 때 정기적으로 보내드리는 분들이 있는데
그중 시골에 혼자 지내시는 노인분들이 두엇 있다.
일가친척이나 지인의 부모님으로 시골에서 혼자 지내시는 분들이다.
뭐...
사실 내가 봉사하는 맘이 크거나 박애주의자라서는 아니다.
그냥 내 주변인 중에 잘해주고 싶은 사람에게 잘해주는 내 방식의 방법일 뿐이다.
지인 당사자에게 토마토를 보내주는 것은 그냥 가벼운 나눔 정도의 의미일테지만
홀로 지내시는 부모님께 꾸준히 토마토를 보내드리는 것은
조금 더 깊은 마음이 전해질 듯 싶어서 하는 일이다.
이번에 돌아가신 사돈은 그렇게 보내드리는 대상 중 한 분이셨다.
처남댁은 생전에 시어머니를 정성 껏 모시고 시댁 식구들과도 잘 지냈다.
시누이-올케 사이인 아내와도 때론 친구처럼 잘 지내는 것이 고맙고,
우리집 일에도 꼬박꼬박 잘 챙기는것이 고맙고,
결정적으로 내게는 장모님이자 내 아내의 엄마를 잘 모시는 것이 고마워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보답으로 처남댁의 친청엄마께 토마토를 보내드리기 시작했었다.
맛없는 품종을 수확할 때를 제외하곤 늘 토마토를 보내드렸던 몇몇 분 중,
이젠 그 대상이 하나 줄었다.
안 어울릴 우스개 소리지만 이제 고아가 된 처남댁은
장녀로서 가슴 속에 아주 아주 커다란 아쉬움이 남아 있을 게다.
이 글을 볼리 없지만 늘 감사하고 있단 마음 표하고 싶다...
---
메모장 처럼 사용하는 화이트보드의 한구석에 항상 써져있는 명단...
다른 의미로 새겨보면 내가 고마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 명단에서 이제 '제천'은 지워져야할게다...
언젠가 아내가 정리해서 써놓은 걸, 중간에 하나를 삭제하고 아래 있던 제천을 위로 끼워 써넣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