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지나가며 이런 저런 가을걷이가 마무리 되어가며 마지막으로 은행을 정리한다.
줏어놓은 은행을 발로 밟아 으깬 다음 흐르는 또랑물에 씻어 말린다.
하우스 지으려는 밭의 경계이기도 한 그 또랑엔 가재도 살아서
딸아이가 어릴 때 같이 가재를 잡곤 했었던 추억이 흐르는 곳이다.
아내는 돌아오는 일요일에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설악산 대청봉을 찍고 온단다.
새벽 첫차로 출발해서 막차로 귀경하는 일정을 다녀오려면 강행군을 해얄텐데,
그중 한 친구는 초짜라 다녀와서 병이 날거란 예상을 하던데...?
그 등반을 성공하면 은행 안주로 맥주 파티해주겠다고 작업 중인 은행을 사진 찍어 보냈다. ^^''
올리면서 보니 커피 녀석이 저만치 앉아 있다. ㅎ~
모아놓은 은행을 날라주는 내 역할을 마치고, 지난번 감나무를 베어 토막내 놓았던 것을 주어왔다.
20년 전 현재의 집과 같이 지은 사랑채는 구들장 방식으로 만들어 나무를 땐다.
엄니께선 기름값이 무섭기도 하고, 또 그 뜨끈뜨끈한 방바닥이 좋아 여전히 사랑채에 기거하시기에
저녁엔 아궁이에 불을 때는 것이 마무리 일과이다.
감나무란 특성이 그런지 불을 땔 때 불꽃이 일지 않아 그나마 타기 좋게 가급적 잘게 팬다.
난 장작을 패며 '마당쇠 놀이 한다'고 혼자 맘 속으로 농담을 한다.
마님이 방문 틈으로 옅볼지도 모르는데 씩씩한 마당쇠의 모습을 보여줘얀다며... *^^*
웃통도 벗고 도끼질을 하면 좀 더 섹쒸 어필할 수 있을텐데... 그러기엔 춥당~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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